– 피곤한 밤이다.
목이 아픈 상태에서 2시간 넘게 말을 하다보니 더 피곤한 느낌이다.
습관같이 말하는 느낌도 든다.
– 11.22.63을 다 봤다.
생각했던 대로 이야기는 흐르지 않았지만.
좋았다. 마지막이.
그냥 다 그런 것이라는 기분이 드니 위안을 받는 느낌이다.
잠시나마 집중해서 볼 것이 있어 좋았던 걸지도.
– 사실 며칠전부터 쓰고 싶던 글이 있다.
그것때문에 몇번이나 에디터를 띄웠지만… 기절.. 기절…
이쯤되면 의식인지 무의식인지.
–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된.. 축구 국가대표나 입을 듯한, 긴 패딩 점퍼를 입은 아이가 말했다.
‘저 영화 뭔지 아세요?’
옆쪽을 돌아 보자 카페 한켠에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있었고 그위로 어떤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처음보는 영상이다.
어떤 영화인지- 어떤 뮤직비디오인지- 떠올리려고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질문이면 대게 유명한 영화- 명장면이 명확한- 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흑백인가? 밝은 낮이라 프로젝터 빛이 선명하지 않다. 컬러 인데 제대로 안보이는건지.
원래 흑백인지 잘 모르겠다. 창가에서 반사된 빛이 스크린을 지나고 있어 블랙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상이 흐리멍텅하게 보인다.
스크린속에서. 어떤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하고 있다.
까페로 보이는 장소에.. 체크무늬 테이블이 보이고. 대화는 연속되지 않는 분위기.
테이블위에는 지저분한 재떨이와 머그 컵이 보인다.
어떤 메타포일까- 추측해본다.
‘모르겠어요’
‘힌트 알려줄게요. 제목은 지금 저 화면속에 있어요’
한참을 스크린을 쳐다본다.
까페에서 플레이 되고 있을 영상이라면 뭔가 트렌디 한것이 아닐까.
어떤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어떤 비주류의 영화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내 취향의 주변부를 다시 탐색해 보지만.
역시 생각나지 않는다.
고민하고 있는 표정을 읽었는지.
의기양양하게 이야기 했다.
‘커피와 담배. 그게 저 영화 제목이예요’
카메라는 콘탁스T3, 필름은 아마도 코닥포트라400. 기억이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