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 중에 오랜 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동창 친구들.
초, 중, 고를 같이 나왔으니 벌써 20년도 넘게 알고 지내는 사이.
예전 일들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다 오랜만에 만화책방을 가기로 한다.
베르세르크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고 카이지 신작은 더 이상 한국에서 출간 되지 않는다.
배가본드는 안 본 사이에 37권까지나 나왔으며 우라사와 나오키의 신작은 플루토 이후 가물가물하다.
강남역 한가운데 있는 최근 트렌드의 만화책방에… 후루야 미노루의 작품은 당연히 없겠지.
그럼 무슨 책을 볼까. -하고 책꽂이 앞에 서서.
* 작년 이맘 때 쯤. 수업 준비를 할 때였다.
몇년간의 전공 수업 후에 하게 된 교양 수업.
처음엔 꽤 난해했다. 수업에 대한 기대치도 예측하기가 힘들었고
다양한 학과, 다양한 학년, 다양한 학번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어떤 내용으로 구성하고 진행할지가 고민됐었다.
사진사에 대한 내용을 준비하다가 보게된 사진 때문에 떠오른 곳.
* 지금은 없어진 까페. 동인.
십여년 전에도 옛날 느낌이 들던 까페였다.
하지만 그 시절엔 별 선택사항이 없었지.
철제 프레임이 있는 촌스러운 소파, 어두운 색의 나무 테이블.
생딸기 아이스크림. 색소. 설탕.
그리고 그 공간에 있던 액자.
* 언젠가 봤던 무용극.
내용은 미리 알고 봐서 충격적이지 않았어.
괴기한 포스터가 압도적이었지.
무용수의 가면. 반복해서 나오던 무대 소품. 알 수 없는 붉은 꽃잎.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하얀 옷을 입은 무용수의 등 뒤에 보이던 타투.
* 몽파르나스의 키키.
책꽂이 앞에서 바로 보이던 책의 이름이다.
책의 마지막 장면. 그리고 뒤로 보이는 앵그르의 바이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