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도 현실의.
현실속에 살고 있지만.
가끔 이상한 일이 생기거나 생각치 못 한 광경을 보게된다.
– 8년째 같은 장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지.
스튜디오는 그대로 지만 주변의 사무실, 음식점등은 꽤 바뀌었다.
3여년 전 쯤.
스튜디오 맞은 편 건물에 연기 학원이 생겼다.
아마도 연영과 입시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지 않을까- 싶은
트레이닝 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종종 보이곤 했다.
그땐 지금보다 밤늦게 퇴근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보통 내가 마지막으로 나서는 일이 많았다.
모두가 퇴근 한 후라 스튜디오 문은 잠그고 세콤을 셋팅 한 후에
어두워진 스튜디오 1층 입구 문을 나오는 순서.
그 시간 즈음 되면 스튜디오 앞 도로도 어둡고 인적도 드물다.
하지만 그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그 골목 으슥한 곳에서
줄넘기를 한거나 대사를 외운다거나 하는 행동들을 종종 하곤 했다.
그러던 하루
밤 12시가 넘어 마찬가지로 정리하고 어두운 계단을 지나 문을 여는데
맞은 편 건물에서 인기 척이 느껴졌다.
당연히 그 학원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별 신경 안썼는데…
어두운 쪽을 흘깃 보고는 순간 정지.
뒤집어 누운 상태에서 다리와 팔로 서있는.
기괴한 형태 사람.
이내 정신 차리고 어떤 학생의 연기 연습이겠거니 하고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차로 향했지만….
지금 생각 해도 뭐지…
무슨 역할인거지?
# 10년도 한참 전.
대학교 1학년? 내지 2학년 즈음의 기억이다.
늦여름 이었는지 초가을 이었는지 계절감은 희미해.
많진 않지만… 가끔 신촌이나 이대, 대학로 등지에서 밤 늦게까지 사람을 만나고
애매한 시간에 택시 타기가 아까워 아침까지 차를 기다리곤 했다.
원래가 야행성이라 밤새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날은 대학로 쪽에서 사람들을 밤 늦게까지 만나고 새벽에 PC 방에서 몇시간 보냈다.
슬슬 돌아가볼까. 하고 걸어가는데 텅빈 공원이 눈이 띄었다.
아무 없는 공간. 이런 느낌 참 좋지.
그리고 낮은 각도의 아침 햇빛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라는 기분으로
공원 외곽 쪽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조용하고. 좋아. 이런느낌.
그런데 갑자기 고함치는 큰 목소리.
‘나는 나중에! 여기! 무대에서! 꼭 공연 할 꺼예요!!!!’
어떤 여학생이 공원 한 가운데서 소리치고 있었다.
표정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는 명확한 느낌.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독특한 경험이었어.